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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軍, 미래戰 컨트롤타워 만든다…병력 대신할 AI군대 '첫걸음'
2021.06.21


한국경제
AI 군대 뜬다

무인 수상정이 서로 교신하며 전투
軍, 미래戰 컨트롤타워 구축
지능형 정보시스템 개발 박차
육·해·공군에서 추진 중인 AI 기반 기술 시스템의 일부. 군집 무인수상정(왼쪽 사진)이 해상을 누비며, 무인 수색차량(오른쪽 위 사진)이 GOP를 경계하는 전략 구상이 진행 중이다. 공군은 AR·AI를 활용한 스마트 관제체제(오른쪽 아래 사진)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육·해·공군에서 추진 중인 AI 기반 기술 시스템의 일부. 군집 무인수상정(왼쪽 사진)이 해상을 누비며, 무인 수색차량(오른쪽 위 사진)이 GOP를 경계하는 전략 구상이 진행 중이다. 공군은 AR·AI를 활용한 스마트 관제체제(오른쪽 아래 사진)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국방부가 인공지능(AI) 기반 미래전(戰) 대비에 시동을 걸었다. 각 군에 흩어진 AI 전력화 관련 조직을 국방부가 나서서 단일화하고 지능형 감시장비, 무인 기갑차량, 스마트 비행단 등 첨단 기술 개발과 실전 배치에 힘을 싣기로 했다.

[단독] 軍, 미래戰 컨트롤타워 만든다…병력 대신할 AI군대 '첫걸음'



20일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기획조정실 산하 정보화기획관실을 주축으로 ‘국방 인공지능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하고 육·해·공군을 통해 파견 인력 선발에 착수했다. 정보체계융합과가 실무 책임을 맡고, 각 군 정보화참모부와 육군 교육사령부,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의 기관이 TF에 참여한다.

TF는 각 군에 산재한 AI 기반 미래전 전략을 국방부 산하 ‘단일 컨트롤타워’ 아래로 집중하고 기술 활용 효율화에 나선다. 최근까지 군은 각자의 정보화참모부와 육군 교육사령부 AI 연구발전처 등에서 AI 전략 사업을 개별 추진해왔다. 이번 TF를 계기로 3군 통합 AI 전략 수립과 실행이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TF는 우선 지능형 정보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할 방침이다. AI 기술 개발의 원천인 빅데이터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군이 수집하는 감시, 운용 무기, 인력 현황 등을 데이터베이스(DB)로 전환하고, 한국판 뉴딜 사업의 일환인 ‘데이터 댐’과 같은 형태로 구축해 AI 기술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군의 AI 전략화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린 움직임을 보여왔다. ‘AI의 살상무기 응용’을 놓고 찬반 양측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한 탓이다. TF가 이런 기류를 바꿀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TF의 세부적 임무 범위를 논의하고 있다”며 “다음달 말까지 인력 구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임무 수행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인공지능 TF 가동
각 군별 추진 AI 전략 통합…국방부 산하 단일 컨트롤타워로
2017년 개봉한 영화 ‘스파이더맨 : 홈커밍’에선 작은 정찰 드론 ‘드로니’가 적진 하늘을 누빈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거미 로봇인 드로니는 슈트에 부착된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기반으로 움직인다. 스스로 비행경로를 설정하고 자유자재로 하늘을 날며, 적에게 은밀히 접근해 정보를 빼내는 등 위기에 빠진 스파이더맨을 번번이 구해낸다.


적에 함께 맞서는 ‘AI 전우’는 영화 속 얘기만은 아니다. 우리 군도 AI 전력화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국방부는 이달 ‘국방 인공지능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각 군이 분산 추진하던 AI 전력화 사업을 통합 추진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일반 전초(GOP)를 정찰하는 AI 수색 차량부터 바다를 지키는 군집형 무인수상정까지 AI 기술이 미래전(戰) 대비의 첨병으로 무게중심을 더해가고 있다.
TF로 힘 받는 육·해·공 ‘AI 청사진’
[단독] 軍, 미래戰 컨트롤타워 만든다…병력 대신할 AI군대 '첫걸음'



군은 지금까지 AI 기술 도입을 산발적으로 추진했다. 최근 육군이 주력하던 과제는 AI를 기반으로 한 과학화 경계시스템 개편이다. 지난해 11월 이른바 ‘월책 귀순’과 지난 2월 ‘헤엄 귀순’ 사태가 기폭제였다. AI는 해안의 사각지대나 미확인 지뢰지대 경계도 24시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국방부는 올해 22사단에 시범적으로 도입된 AI 감시 장비를 전군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TF를 통해 이런 계획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AI 기반 자율수색차량도 실전 배치에 탄력을 받게 됐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4월 원격조종 및 자율주행이 가능한 무인수색차량 개발을 마쳤다. 향후 기갑 수색부대에 배치해 작전 지역 최전방에서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해군은 AI로 해상 작전의 기본 개념을 바꿔나가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시스템 등이 함께 ‘군집 무인수상정’ 기술 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AI 강화 학습을 기반으로 실시간 상황 인지와 고도의 교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기술 개발이 완료되면 해군은 바닷속 지뢰인 ‘기뢰’를 제거하는 용도로도 AI를 활용할 계획이다. 주요 항구의 안전항로 확보, 북한 공기부양상륙정 등 적군 수상 침투의 추적도 가능해진다.

공군은 ‘지능형 스마트비행단’이라는 이름으로 AI 기술 활용에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무인화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관제대대를 구축, 증강현실(AR)과 AI 기술 등을 활용해 활주로를 관리할 계획이다. 민간을 통한 무인전투비행체 개발도 추진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최근 이스라엘 국영 방산업체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무인기의 전투 효과를 극대화하는 유무인 복합운영체계(MUM-T)를 개발하고 있다. ADD 역시 무인기 자율화를 위한 기술을 연구 중이다.
AI 무기, ‘선택과 집중’ 필요
전문가들은 다만 이번에 신설된 컨트롤타워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선 지속적이고도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동안 각 군이 진행하던 프로젝트 대다수가 ‘선언적 초기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는 이유에서다. 드론 전력화 사업이 대표적이다. 당초 AI 기반 핵심 전력 사업 중 가장 속도가 높다고 평가받은 게 드론이었다. 육군은 2018년 드론봇 전투단을 창설하고 ‘AI 드론봇’ 도입 계획을 선제적으로 발표했다. 2030년까지 전 부대 전략화를 완성한다는 게 목표였지만, 아직 기술 표준도 구축하지 못했다.

AI 윤리 문제를 중심으로 한 국내 이해관계자들의 보수적 접근도 돌파해야 할 숙제로 지목된다. 이를 상징하는 사건이 2018년 KAIST와 한화시스템이 연 ‘국방 AI융합연구센터’를 둘러싼 국제 학계 갈등이다. 당시 세계적인 컴퓨터 과학자 토비 월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는 세계 29개국 전문가들과 함께 KAIST와의 연구 교류를 중단하겠다고 했다. 연구센터를 두고 “KAIST가 테러 무기를 만든다”고 비판한 것이다. 학계와 방산업계, 정부는 이후로도 국방 AI 기술 도입에 긴장감을 지녀왔다.

군이 최근까지 ‘AI 무기화’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해온 것도 이런 기류와 연결돼 있다는 게 군 안팎의 분석이다. 복수의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조직된 TF도 대외적으로는 각 군의 AI 전략 자산 개발보다 ‘지능형 데이터 관리’ ‘스마트 전산 운영 체계’ 등 비전투 분야 과제를 내세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는 “윤리적인 문제가 얽혀 있지만, 미국 등 동맹국이 연합 작전을 가정할 때 항공우주 전력 등 외면할 수 없는 분야가 있다”며 “작전 운용 측면에서 쓸 수 있고 써야 하는 기술을 세심히 선별해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은/송영찬 기자 see@hankyung.com